서른즈음에.
김광석 형님의 서른즈음에를, 귀가 아닌 몸으로, 마음으로 들었던 그날을 기억한다. 때는 아마 2001년이었을 테고, 장소는 아마 홍대정문 옆길로 골목길을 따라가면 지하에 자리잡고 있던, 조그마한 간판을 단 '16미리'라는 이름을 가진 호프집이었을게다. 신청곡을 종이에 써서내면, 틀어주던 그곳. 왕년에 음악을 하시던, 머리와 수염을 덮수룩히 기른, 머리 희끗희끗한 아저씨가 운영하시던 술집이었지. 만 23살. 너무나도 열정적이었고, 그래서 너무나도 세상에 목말라있었다. 내 옆에는 나의 벗, '박진수' 라는 형이 있었고, 그시절, 술한잔, 살짝 오른 취기에 세상을 움직일듯한, 치기어린 어린마음들이 꿈틀대고 있었다. 소주한잔, 담배 한개피만 있으면, 세상을 바꾸어낼 꿈을 이야기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