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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훈쓰 Sociology

다시, 나를 찾아가며...

 '문화의 불모지'에서, 생활한다는 말이, 하나의 자랑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매주 2-3번정도 잡혀있는 집회에 뛰어 다니며, 거리에서 쏟아내는 열정이 유일한 취미였고, 세미나후에 뒷풀이가 즐거운 낙이었다. 정치적 수사들로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대부분을 채워도 좋았다. 그것으로도 충분히 나는 나 일수 있었던 시절이었던것 같다.

 그 격정의 시간들이 지나간후, 나의 벗이 나에게 늘 하는 말처럼, 세상을 등지고, 내안으로 파묻혀갔던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생산해내지 못하고, 성찰해내지 못하는 불임의 세월속에서, 나는 고여있는 물이 될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물론, 굳이 그 시간들을 하찮게 취급할 생각은 없다.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으니.

 요즈음은, 새로움에 눈뜨고, 대단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C.W.밀즈'라는 양반의 책 제목이자, 핵심적 화두였던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것을, 자신의 삶속에 투영시켜, 새로운 눈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사회학을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전공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전공자들중에는, 사회에 대한 성찰과 자신에 대한 성찰의 눈과 귀. 더나아가 굉장한 포스의 식스센스가 트여져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내곁에서 접하게 되면서, 내 자신의 모자람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아직 나는 내 두 날개로 날지 못하고, 내 머리로 사고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뒤르켐, 마르크스, 베버, 짐멜등의 사람들의 이름만 알고, 그들이 뭐라고 말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들이, 그것을 알기쉽게 요약해 놓은 요약본들을 읽어내고, 외워낼수 있는 정도. 즉,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사고하고, 내 주변의 사물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새로운 진실을 발견해내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근대성, 즉 Modernity 라는 단어를 둘러싼, 전근대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사고하고 고민하면서,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 완벽한 순서와 계획을 세워서, 나아가는건 쉽지 않은 일같고, 우선 손에 잡은 책을 읽어야겠다. 그렇다면, 미셸푸코의 '광기의 역사'가 그 시작이 되겠다.

 
 당분간 나를 감싸고 있을 과제들은, Guitar와 Sociology 단 두가지이다. 즉, 듣고/치고/읽고/사고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