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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훈쓰 Story/ TaeHunism

21세기초. 황교수 논란에 대한 개인적 느낌들.

황우석 교수 사건. PD수첩 프로그램 광고 취소된건 물론이고,
어제보니까 MBC뉴스데스크의 광고도 하나 취소 되었단다. 뭐 그 기업은
황교수 후원하던 기업이었으니, 자연스런 도의적 제스쳐일수도 있을것같고,
어쩌면 네티즌들의 MBC광고기업상품 불매운동이나, 몇몇 기업들의 고민의
목소리들을 친절히도 연일 기사로 작성해내시는 또다른 언론덕분에
이사건이 좀더 확대재생산되어 다가오는것 같기도 하다.

인터넷 그중에서도 가장 뒷골목인, 기사 댓글들을 몇개 읽어보고,
몇가지 복사해와봤다. 네이버건 다음이건, 그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은
정말 비슷하다. 매번다른 지점에서 늘'그때그때 다른'수의 변량을 표본조사해도,
대부분 일정한 평균과 표준편차를 가지는 신기한 모집단처럼 말이다.
신기하다기보단 아주 균일한 입자구성을 가진, 모집단이라 해야겠지


-매국했던 친일파 쓰레기들과 다를 바 없는 pd수첩 제작진들아!
황우석 교수 죽이기 하면 대한민국 잘 될줄 알았나? 영웅 될 줄
알았나? 무슨 맘 먹고 황교수 죽이기 한건지 공개해봐라!! 이 매국노들아!!

- 이순신→황박사,,원균→개BC,,선조→놈현
500여년전의 3박자가 다시 한 번 척척 맞아들어가네 ㅋㅋ

-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우는 방송국이 어찌 대국민들을 기만하는가..
피디나부랭이들.. 지뿔도 모르는것들어 어디서.. 더 이상 입아퍼서
말 못하겠구 처벌을 받아야한다..

- 황우석교수 죽이기등, 국가의 이익에 반대되는 매국행위를 일삼은
MBC가 스스로 폐사하지 않으면 국민의 힘으로 MBC를 폭파합시
다!! 최문수는 사형시켜야한다!!


- 일본의 매스컴이 존경 스러울때도 있구먼...
그넘들 역사왜곡에, 신사참배에, 어찌 저넘의 방송은 저럴수가
있을까..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넘나라의 기자들은 기본이
제대로 박혀 있구나 생각되네요!!!


- 잘못한것인 인정해야지.또 이런식으로남 탓,,,
한나라당,민주당,민노당.다 나쁜넘인것 알고있다.하지만,
젤 잘못한당이 열등당이다.

- 연구 방해할 집단은 따로 있고, 첨부터 제보자는 없었다
원래 제보자는 없었다.검찰이나기자들은"다 알고 왔다"
이렇게시작한다.대한민국방송피디들의 무책임한행위에
어이없다.황교수의논문을문제삼는건트집이고, 연구를방해할
집단이 따로있다.정부에 있을거다.
PD들은시킨다

- 이런 방법이 있었네..좋았어~ 내일부터 MBC뉴스데스크
광고나오는거 불매 시작해야겠다. 국민적 영웅을 매도한 죄...
톡톡히 치르리라 MBC~!!

- MBC 정문앞에.. 쓰레기차 두세대를 몰고가서 쏟고 오는걸
계획중인데..그정도는 되야하지않나여? 광고중단 가지고도
부족함..MBC 문닫는건 당연하고거고..매국노피디 두놈은
사형으로 다스려 일제시대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위와같은 글 하나하나 열거하자면 끝도 없겠다. 뭐 대충 저런분위기이고
[PD수첩폐지->MBC폐지-> 정부비판]까지 나아가는 이분들의 레이스를
보고있노라면, GG다. 이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광기'라는 말 밖엔
떠오르지않는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PD수첩취재'와 'MBC폐지론' 그사이엔
엄청난 간극의 논리적 비약이 있어보일뿐. 이런 움직임들 덕분에 손안대고
코푸는 격인 무슨나라당이랑, 몇몇 메이져 일간지들은 내심 흐뭇하시겠다.
걔중에는 이미 그 이전부터 "MBC"나 "노무현정권"이 못마땅했던 분들도 계신거같고.
중요한건, 소위 이 '황우석교수 논란'이라는것의 내용의 본질이나 주요쟁점
따위는 이젠, 그분들에겐 중요치 않아보인다는 점이다. 이제
그분들껜 '애국적 국민들'의 실천적 행동으로 MBC에 타격을
가하는것만이 주된관심사로 보인다.

이사건의 흐름의 추이를 돌이켜보자면, PD수첩이 문제제기했던것들중
많은 부분은 황교수팀에서도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었다.
PD수첩의 '내용'은, 내가보기에 언론으로서의 본분을 어기지
않은 한도내에 있었다고 본다. PD수첩은 11월22일 방송분에서 황교수의
일관된 주장과는 달리 연구에서 매매된 난자가 사용되었다는 점,
황교수가 이를 알고 있었던 점, 결과적으로 황교수가 거짓말을 한 셈이
되었다는 점, 섀튼이 황교수와 결별을 선언한 이유, 연구원의 난자도 연구에
사용되었다는 점, 황교수는 그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점, 기관윤리
위원회(IRB)조차 난자의 출처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 난자 매매자에게
그에 따르는 위험을 알려주어야 할 기본적인 의무를 위배했다는 점 등을
밝혔다. 그리고 결국 황교수가 직접 나와서 그동안의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 방송내용에 대한 일목요연한 요약이 잘되어있는 어느분의 포스팅을 참고했습니다 *)

그때도, '우리의 영웅 황우석 교수님'을 매도한것에 성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것에 기폭제가 된것은 YTN의 보도.(예전부터 MBC와 안좋은
관계였던 YTN은 통렬한 카운터 펀치를 MBC에 날렸다.) 그 보도로 모든 시나리오는
완성되었다. '우리의 영웅 황우석 교수님'을 '죽이러 왔다.', '끌어내리러왔다.'고
말했다던 PD수첩 제작진은 악랄한 악역의 주인공으로 확정되었다.
PD수첩측은 저의가 의심스러운 악랄함을 가진 집단으로(과거 어린시절,
반공포스터 그리면서 공산당을 빨간눈에 얼굴에 털이난 늑대로 그렸던것과
비슷한 코드로), '우리의 영웅 황교수님'께서는 그 악랄한 놈들에게 타격을
받고, 힘겨워하며 고개숙인채 눈물을 흘리는 '선량하기 그지없는' 희생양으로.
언제나 지치지 않는 에너지에 넘쳐보이던 '슈퍼영웅'의 흔들리는 모습이란
다수 대중의 감수성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물론 PD수첩에서 행한 취재방식. 취재윤리라는것의 부재는 분명 비판 받아야
마땅하고, 그것에의 유감은 나또한도 가지고 있다. 그것에의 비판과 문제제기는
분명 진행되어야 하고, 비단 MBC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이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으리라. 그리고 이사건은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속에서
암묵적으로 행해지던, 잘못된 방식의 취재행태들을 새로이 자리잡게 하는데
분명 중요한 분수령이 '될수도 있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명확한 서로간의 잘못을 가리는 논점자체가 부재하다.
사회적 논의는 커녕 그저 '딱걸린' 한새끼만 잡고 졸라 까는식의 양상만 남았다
지금 네티즌이라는 이름을 한 그 익명의 다수...그분들의 행태와
분노의 함성들은, 애초에 '우리편'을 건드린 '너거들'을 응징하려는식의
방향성밖에 없어 보인다. 이분들께선 애초에 PD수첩이 황우석 교수를
취재대상으로 삼았다는것 자체를 문제라고 생각하시는것 같다.

이사건들의 추이를 지켜보며, 그 모습에 가슴이 꽉꽉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 아직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감정의 배설과 증오의 대상찾기,
그 희생양 찾기에 여념는 '대한민국'. 내 생각이 지독하게 삐뚤어진건지
모르겠지만, 그분들 말씀처럼 'PD수첩의 보도'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쪽팔리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그분들께서 지금 행하는 방식의 '국민궐기'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을 쪽팔리게 만드는일 같아 보인다.

어쨌거나 21세기초엽에 벌어지는 이 촌극. 어떤방향으로 까지 진행될지는
알수 없지만, 다들 좀 워.워.워. 좀 하셨으면 한다.